[지리산씨 이야기]2016.11.21 더 트레킹 가을시즌, 누룩실재에서 익다.

관리자
2022-04-20
조회수 961

부르기 나름이다. 

유곡사람들이 구례장으로 가는 고개라고 '장재'

곡성사람들까지 많이 다닌다고 '큰재'

너르고 길다는 우리말 누리, 노루, 누루의 변형으로 누룩실(재)라 불리운다. 

 

가을의 이야기를 절골에서 시작한다. 

백경 선생님의 수오당 터와 그 이야기부터, 절골의 오랜 이야기들.

 

그리고 가을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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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룩실재 정상까지는 금방이다. 

이어서 숨은 비경인 선바위와 천왕봉으로 길머리를 잡았으나 좀처럼 구름이 걷힐 생각을 많는다. 

 

며칠전 답사때는 미세먼지 가득하지만 멀리 노고단이 보인다. 그리고 양쪽으로 산맥이 호위하는 형국이다. 

왜 천왕이라 했는지 알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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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수 없이 그냥 기념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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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정예멤버 몇분과 갑 직원이 빠졌다. 

그래도 걸음은 가볍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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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속 음이온을 잔뜩 들이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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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천지다. 상품성 없는 감들이 흘러다니고,

이때 구례에는 옆집에 감 주는게 실례라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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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나무              

                                                                              함민복

 

참 늙어 보인다

하늘 길을 가면서도 무슨 생각 그리 많았던지

함부로 곧게 뻗어 올린 가지 하나 없다

멈칫멈칫 구불구불

태양에 대한 치열한 사유에 온몸이 부르터

늙수그레하나 열매는 애초부터 단단하다

떫다

풋 생각을 남에게 건네지 않으려는 마음가짐

독하게, 꽃을, 땡감을, 떨구며

지나는 바람에 허튼 말 내지 않고

아니다 싶은 가지는 툭 분질러 버린다

단호한 결단으로 가지를 다스려

영혼이 가벼운 새들마저 둥지를 틀지 못하고

앉아 깃을 쪼며 미련 떨치는 법을 배운다

보라

가을 머리에 인 밝은 열매들

늙은 몸뚱이로 어찌 그리 예쁜 열매를 매다는지

그뿐

눈바람 치면 다시 알몸으로

죽어 버린 듯 묵묵부답 동안거에 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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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구름이 걷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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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곡마을이다. 

상유, 중유, 하유

상유에서는 중유, 하유 사람들이 뭐 먹는지 누가 싸우는지 다 안단다. 

삿갓배미, 쑥배미, 장구배미, 나발배미 등 온갖 다락논과 밭들이 지금은 감과 매실나무로 그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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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에서 가을 걸음을 맺는다. 

뒷풀이도 간단히. 겨울 신발끈을 단단히 매기 위해 일찍 헤어진다. 

 

가을의 네 차례 걸음은 풍요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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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겨울의 걸음이다. 

 

성찰의 걸음. 

김준태 시인의 '감꽃'이라는 시로 다음 걸음을 기약했다. 

 

어릴 적엔 떨어지는 감꽃을 셌지

전쟁통엔 죽은 병사들의 머리를 세고

지금은 엄지에 침 발라 돈을 세지

그런데 먼 훗날엔 무엇을 셀까 몰라.

 

한겨울 광장과 길에서.

다시 만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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