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씨 이야기]2015.04.06 유기농을 말하다

관리자
2022-04-19
조회수 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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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씨의 조합원 한경민

9년째 농사를 짓고 있는 젊은 농부로서 유기농에 대해 말한다.

 

 

   처음 농사지을 때는 '친환경농사를 지어야지, 친환경은 좋은 것이야'라고 생각했는데 실제 방법은 애매했어요. 

   시작은 방치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했죠. 아무것도 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농사.

   다른 변수 없이 유일한 변수 '자연' 만을 고려한 농사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필요한 것들만 하나씩 늘려가려고 했죠.

   그런데 하다보니 그게 아니더라구요. 농사는 원래 인위적인 거에요. 

   농사는 가꾸는 일이고 자연 그대로의 상태보다 더 좋은 품질을 만드는 과정이에요. 

   산에서 자생하는 것을 따먹는 것이 최고는 아닙니다. 

   처음에는 친환경인증을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인증이라는 것이 판매에는 이득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소비자에게 이득이 있는 건 아니더라구요. 

   더 비싸게 팔기 위함이지 더 좋은 농산물을 만들기 위함은 아니에요. 

   현재 우리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유기농, 친환경이라는 것은 진정한 의미에서의 유기농은 아닙니다.

   농약을 쓰는지 아닌지, 쓴다면 어떤 농약을 쓰는지. 우린 그런 것들에만 집중하고 있죠.

   제가 생각하는 유기농이란 조화라고 생각합니다. 

   감이 자라는 환경이 얼마나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가 

   감의 모습과 맛이 사람들의 욕구에 부합하면서도 건강한 농산물을 키울 수 있는가.  

   어쩌면 우리는 맛없어 보이는 어쩌면 맛없는 유기농식품을 소비자에게 강요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저는 농사꾼으로서 농작물에 대한 예의와 소비자에 대한 예의, 그 둘의 접점을 찾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행복을 바라는 사람에게 행복이 무엇인지 물어보면 대답하기가 어렵다.

행복이란 개인적이고 추상적이어서 다시 말로 풀어내기는 불가능하다.

다만 행동으로 삶으로 풀어가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들 대부분은 나도 모를 "행복" 이라는 단어에 현혹되어 불나방처럼 달려들고 있다.

유기농이나 친환경도 상황은 마찬가지이다.

진정한 친환경이 무엇인지 모른채로 우리는 친환경마크에 현혹되어 있다.

그는 이야기한다.

 

   저는 제가 판단하는 최소한의 농약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감의 겉모습이 조금만 이상해도 사지 않아요.

   약을 적게 하면 소출이 적습니다.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어요.

   사람들은 비싸면 사지 않아요.

   하지만 우리 농장에 직접 와서 본 사람은 다릅니다.

   뭐가 왜 좋은지 눈으로 보면 알게 되죠.

 

그가 만들어 갈 유기농에 대한 새로운 모습을 지리산씨는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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